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라쇼몽 (나성문)羅生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당시 주류에 휩싸이지 않은 이지적이며 형식미를 갖춘 단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이다. 고대에서 제재를 가져온 초기 왕조물을 비롯해 기독교물, 개화물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발표한 일본 최고의 단편 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는 복잡한 가정사 때문인지 삶에 어두운 부분과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경향의 작품이 많다. 아쿠타가와는 서른다섯 살때 "그저 막연한 불안" 이라는 이유로 유서를 남기고 결국 자살한 작가이다.

 

 

라쇼몽은 교토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남단에 설치된 문을 말한다. 나성을 둘러싼 성을 의미하며 나성문이라고도 한다.

기와지붕의 이층구조, 980년 폭풍으로 파괴된 채 황폐하게 남아 여러 기담을 낳고 도적의 소굴이되기도 하였다.

옛날에는 라세이몽으로 발음하였으나 세울이 지나면서 "세이"와 같은 발음으로 쓰기 시작해 다시 생의 다른발움인"쇼우"가 널리 쓰여 결국 "라쇼몽"으로 된 듯 하다. 최근에 실제 역사 속의 이문은 라조몽으로 발음과 표기가 통일되었다. 교토 토지 서쪽 라조몽 터에 석비 하나가 서 있다. 소설의 원전이 있는 곤자쿠모노가타리에서는 라쇼몽으로 되어 있다.

 

라쇼몽(1915)

 

이 작품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으로 그 제목이 더 유명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른것이지만 배경은 라쇼몽(나성문)으로 하였다.

폐허가 된 라쇼몽에는 동물이나 들락거리고 시체가 버려지는 곳이며 어쩌다가 길 가는 사람들이 비를 피하는 곳에 불과하다. 그렇기때문에 그곳은 폐허가 된 인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배경이 된다. 더욱이 비는 계속 내리고 배부른 자들은 쉬지만 배고픈 자들은 고통스러우며 막막할 뿐이다.

 

하인은 2층 누각으로 올라가 시체의 머리털을 뽑는 노파를 만난다. 시체의 머리털을 뽑고 있다는 사실, 즉 "악"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노파는 윽박을지르지만 노파가 먹고살려고 가발용 머리털을 뽑고 있으니 시체도 자신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하인은 자신도 악을 행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얻고 노파의 옷을 빼앗아 도망간다. 빗속에 갇혀 굶어 죽기만을 기다리던 수동적 삶이 이제는 고감히 비를 박차고 세상 속으로 다시 뛰어드는 적극적인 삶으로 바뀐 것이다.

 

사람을 속여 뱀고기를 판 여자, 그여자 시체의 머리칼을 뽑아 가발용으로 팔려는 노파, 그 노파를 위협하여 옷을 벗기고 도망가는 하인, 세상은 악의 고리로 연결된 듯 보인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하인은 노파 덕분으로, 노파는 여자시체덕분으로, 여자는 속아준 사람 덕분으로 먹고산다는 것이 가능하니, 그것은 선의 고리이기도 하다.

 

증오나 죄악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리의 단절, 무관심이나 소외인 것이다.

벌거벗겨진 노파에게도 아직 삶의 희망은 있는것이다. 왜냐하면 시체중에는 옷을 입은 시체나 다른 여자 시체도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쇼몽은 삶의 문이 아닐까 한다.

+ Recent posts